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제주에서 태어나 군대 3년을 제외하고는 오로지 제주 땅을 지키는 원주민 즉 토박이인 셈이지요, 어린 시절 11세까지 제주 시골에서 살다가, 제주시 과양(서광양)이라는 곳으로 이사하여 50년을 살다가, 지금은 삼도 1동 서사리에 살고 있는 70대 김원순입니다.
Q.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하셨나요)?
직업이 좀 다양한 편이었다고 할까요, 지방 공무원으로 5년(군대 포함), ㈜한진그룹 대한항공 호텔사업부 24년, ㈜명문관광 20년을 보냈고요. 여행업에 종사하면서 제주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던 차에 2006년부터 문화관광해설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지금까지 하고 있고요. 그러면서 제주 4.3에 관심을 갖게 되고 유족회 사무국장도 잠시 하면서 국가추념일, 경우회와 MOU 체결 등 굵직한 일을 수행하였습니다.
동‧식물 도감을 배낭에 넣고 한라산과 오름, 곶자왈을 헤매고 다니며 제주에 서식하는 동‧식물 공부도 해봤는데 정말 재미있더군요. 그러다가 제주마(馬)에 빠져 요즘은 5.16 도로변 제주마방목지에서 해설사로 근무하고 있답니다. 제주 몰(조랑말 : 천연기념물 제347호 1986. 2월 지정)은 정말 온순하고 주인을 잘 따르고 착합니다. 언제든지 방문하시면 알 듯 모를 듯한 몰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Q. (고향이라면) 제주를 위한 좋은 말씀 한마디 부탁합니다.
탐라로 시작하여 고려, 원나라(몽골), 조선, 일제, 대한민국으로 이어져 온 작은 섬, 대한민국 1% 제주도는 건널 濟, 고을 州를 쓰고 있는 바다 건너 작은 고을이라고 한다지요. 원나라, 고려, 조선 시대에는 정치범이나 도적들을 유배 보냈던 섬이지만, 21세기 오늘날에는 어엿한 세계의 보물섬으로 자리 잡아 유네스코 3관왕 트리풀 크라운(생물권 보전지역 2002년, 세계자연유산 2007년, 세계지질공원 2010년)으로 지정되었지요.
어디 그뿐이랴, 세계에서 가보고 싶은 곳 7곳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고, 2015년 세계농업유산 제주 밭담, 람사르 습지에도 6곳(물영아리, 물장오리, 물찻오름 습지, 선흘동백동산 연못, 1100습지, 숨은물벵듸)이나 선정된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드문 보배 섬이랍니다. 새천년 들어서서 세계적인 관광국으로 발돋움하는 중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주춤한 상태입니다만~
제 고향은 제주시 서부 중산간 한림읍 월림리라는 인구 400명 남짓한 시골 마을인데 요즘 서부 지역에서 가장 맛있는 최고의 감귤 생산지로 부각되고 있죠. 더군다나 우리 고향은 <사라질 위기 4단계 심각단계에 처해 있는 제주어보존마을>로 지정되어 이장을 중심으로 주민 모두 제주어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마을 역사, 문화, 관광에 따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잘살아 보겠다고 혼신의 열정을 다 쏟고 있습니다.
Q. 제주에서 살아가는 별별 이야기를 부탁합니다.
‘나에게 별별 일이라고 한다면 뭐가 있나?’ 잠시 머리에 스치고 지나는 것들을 잡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별별 일은 아닌 것 같아요.
1. 제주문화원에서 공부하고 향토문화연구에 몰두하면서 회장까지 했으니 그래도 멋진 인생? 현장을 뛰고 인터뷰하면서 잊혀지는 제주문화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지금도 진행 중이니 역시 멋진 인생? 이 외에도 제주에 관한 기록을 이어가면서 족적을 남기고자 하는 일 !
2.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한라산국립공원 해설사로 일하면서 전 세계인들에게 제주를 알렸던 일
3. 문화관광해설사로서 대한민국 또는 제주도를 세계에 홍보하는 제주지킴이 자칭 홍보대사 역할을 한 일
4. 2015년 농업유산 실사단들이 제주돌문화공원을 방문했을 때 안내하고 다음 날 김녕, 월정, 행원, 평대까지 이어지는 현장실사에 합류했던 일
5. 지질이라는 어려운 학문을 머리 아프게 공부하며 제주를 과학적 측면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일
6. 통기타 둘러매고 동아리 활동으로 잠시 노래 불렀던 시절(이제는 추억일 뿐)
7. 작년 97세로 어머님 돌아가실 때까지, 어머님 병원 신세 안 지고 건강하게 35년 동안 모셨던 일, 두 아들 장가 후 손자들 보며 가족들이랑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일, 별별 일은 아니고 그냥 보통 사람들 일상이라 해야 하겠습니다.
- 즐거웠던 일은?
제주 사람의 정체성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저도 ‘과연 제주 사람들의 정체성이 뭘까?’ 하는 마음에서 1998년부터 향토사를 공부하고 있는데 정말 어렵네요.
그래도 짧게 써보자면, 제주인의 정체성은 역시 돌, 바람, 강인한 정신 즉 제주가 한라산이고 한라산이 제주이듯,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에서 살다 오름으로 돌아가는, 척박한 땅과 거센 바람과 맞서 싸우고, 거친 풍랑을 만나 이겨가는 숨비소리 정신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향토사를 배우고 소개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제게는 매우 즐거운 일상입니다.
조금 더 자랑질한다면, 제주 부속 섬을 돌면서 섬 속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전합니다. 또한 함께 배움을 익힌 ‘우리 고장 실버 해설사’를 양성하여, 그 어르신들이 현장에서 직접 해설하고 이야기하는 모습만 바라보아도 뿌듯한 마음을 느끼고 있답니다.
- 힘들었던 일은?
남들의 삶이 힘들 때 나도 힘들었고 그때마다 시대 상황에 적응하면서 살았습니다. 특별하게 힘들었다기보다는 그냥 평범하게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Q. 제주 현지인이 잘 가는 동네 맛집을 소개해 주세요.
제주에 토속음식은 많은데 정말 제주다운 토속음식만으로는 식당 운영이 잘 안 됩니다. 약간 변질된 토속음식들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요즘 제주는 원주민, 이주민, 다문화인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지 음식문화가 많이 발전했습니다.
제주 음식은 역시 흑돼지 아닌가요. ‘늘봄흑돼지’/ 갈치, 고등어조림, 모슬포 부둣가에 ‘부두식당’/ 제주다운 음식 정식만찬, 서귀포 솔동산 ‘안거리밖거리’/ 과거에 귀빈들만 먹었던 면, 제주시 일도 2동 국수거리/ 근래에 인기를 끌고 있는 교래리 ‘퐁낭식당’ 멜국/ 남조로 파파빌레 ‘자연과 사람들’의 밀면/ 특별한 음식 말고기 ‘고수목마’/ ... 정도로 맛집을 적어봅니다.
Q. 나의 SNS 계정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홈페이지/블로그/인스타/페이스북 등)
전부 다 활용은 하지만 그다지 인기 있는 편은 아니고요. 자랑이라고 한다면 다음(Daum) 카페 ‘곰솔나라’가 제가 사는 일상을 빼곡하게 메모하는 곳이랍니다. 페이스북에서도 가끔 제 글이 보일 것이고, 블로그에서도 만나게 될 겁니다.
프로필
제주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관광학(호텔경영분야) 전공
문화관광해설사/제주4.3문화해설사/생태문화해설사/도내성지순례(천주교)해설사/제주다크투어해설사/한라산 지킴이/㈜율 마을만들기 선임연구원/㈜오케이글로벌여행사 공동대표 전무이사/㈜질토래비 자문위원/제주도 문화예술분과위원/제주도 정책평가위원/제주시 관광축제협의회위원/제주시 주민참여예산 지역위원/삼도1동 지역보장협의회위원/제주시 시민기자/한라일보 시민기자/제주도자원봉사센터 시민기자/제주문화원 ‘기억으로 보는 생활문화’ 집필진/제주 목장 외 20여 권 공동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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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역사 문화라면 김원순해설사지요.
동행하다보면 행복해집니다.
인터뷰 재미있네요. 감사합니다.
홍성은